「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

39×54 cm. charcoal on paper, 2016.

어느 날 늘 다니던 도로 정면에 산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숲 사이에 거대한 수사슴을 마주친 듯한 순간처럼.
직진의 도로에 저 산이 있었던가? 내 눈을 의심하였다.
도심 한복판 깔려진 도로를 따라 달리는 우리는 주변에 있는 것들을 보이지 않는다.
땅만 쳐다보고 걷다가 쿵하고 무엇에 걸리기 전엔 아무것도 주변 것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때로 그 중심에 늘 있던 거대한 산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