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현현 顯現] 창원민주주의전당

창원시 민주주의전당 건립사업 설계공모_3위

Title : [ 일상의 현현 顯現 ] _ 창원민주주의전당
Program : Cultural, Exhibition, Public
Location : Changwon, Korea
Year : 2021

현현(顯現, Epiphany) 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대상 속에서 갑자기 경험하는 영원한 것에 대한 감각 혹은 통찰을 뜻하는 말이다. ‘epiphany’는 그리스어로 ‘귀한 것이 나타난다’는 뜻이며, 기독교에서는 신의 존재가 현세에 드러난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일상은 앞선 민주주의 열사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얻어진 것이다. 또한 그 일상의 지킴은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창원 민주주의 전당이 일상의 흐름 속에 현현의 장소로서 민주주의 본질과 존엄을 만나길 기대한다.

어느 한 도시에 상징성을 가진 거대한 건축물이 들어선다는 것은 이제까지 없던 특별한 소리를 내는 일과 같다. 창원 민주주의 전당이 세워질 곳은 새로운 마산해양신도시 개발지구 내 역사지구의 중심에 있다. 후면으로는 빽빽히 둘러서 아파트와 각종 건물들이 가득하다. 서항1대교를 넘어 지어질 마산해양신도시에 들어설 주거 및 상업시설을 감안하면 이곳은 사람들의 삶의 소리가 가득할 곳이다. 이곳에 들어설 민주주의 전당은 그 모든 소리를 잡아줄 가장 묵직하고도 간결한 하나의 소리이어야만 한다.

우리의 제안은 그 하나의 묵직한 소리로 가장 단순하고도 명료한 하나의 수평매스를 띄웠다. 이 수평매스는 민주주의의 수평성, 평등성을 상징한다.

‘공간의 힘’으로 전달되는 민주주의

민주주의 상징성을 공간의 힘으로 나타내다.

강력한 하나의 매스는 마산해양신도시지역의 시선을 한 곳으로 집중하게 한다.
이는 무언의 하나의 메세지를 너른 바다를 향해, 펼쳐진 도시를 향해 이야기한다.
이곳이 기억할 ‘중심의 공간’임을.

띄워진 매스가 만든 압축된 공간은 주변의 열린 공간인 공원과 민주광장을 흡수한다. 이는 현재의 삶을 포용하며, 민주주의 전당 예정지 주변의 자연공원과 민주광장을 물리적으로 연결할 뿐 아니라 ‘과거-현재-미래’에 이르는 ‘시간의 연결 공간’ 이다.

길이 100m, 폭 57m의 띄워진 매스로 인한 중압감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억압된 분노를 공간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이곳은 ‘민주화의 길, 기억의 벽, 추모의 탑’으로 이어지며 민주항쟁역사를 압축적으로 체험하는 ‘압축된 역사공간’이다.

일상의 흐름 속에 만나는 현현顯現의 장소

대상지의 제약조건인 방재언덕의 높이를 이용하여 간결한 수평매스를 띄워 효율적 진입동선을 구축, 기능적 공간의 구성, 상징적인 건축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두개의 상징적 진입, 대상지 동측 민주광장전체의 레벨을 1.5m 로 높여 장소성을 부각, 숭고한 분위기의 연장으로 민주광장쪽에서 주된 관람진입을 두었다. 미래를 상징하는 신도시와 연결된 상징공원에서는 점진적으로 압축된 역사공원으로 들어오게 하였다. 공원주차장에서 바로 서비스동선을 연결하여 관람객동선과 직원서비스 동선을 분리하였고, 보행출입 동선과 자동차 출입동선을 분리하였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거대한 사각의 매스는 적정한 영역으로 나뉘어진다. 이는 기능적, 정적, 동적 영역이다. 기능적 영역은 직원, 서비스동선과 연결된 수장고와 하역 직원공간이다. 정적영역은 추모와 교육의 기능을 하는 상설전시공간과 아카이브실, 학술프로그램실이다. 동적영역은 1층에서 지붕층까지 관통하는 열린 민주홀과 그리드 시스템을 갖춘 기획전시공간이다.

하나의 매스안에 분절된 작은 매스와 매스 사이로 그린과 하늘, 자연이 인입되게 하였다.

관계의 중심공간, 열린 민주홀

1층 라운지에서부터 지붕층 아고라 데크까지 연결된 민주홀은 그라운드레벨에서 하늘까지 열린공간이다. 1층의 북카페, 2층의 상설전시공간과 기획전시공간, 3층 민주도서관, 아고라 층계광장까지 연결하는 관계의 중심공간이자 소통의 공간이다. 계단광장으로 구성된 이곳은 평상시에는 일상의 휴식공간이 되고, 각종 행사와 기념식, 공연 등 문화행사를 수용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모두에게 ‘열린 민주주의의 상징공간’이다.

상설전시공간

다양한 높이의 전이 공간으로 긴장과 이완을 통해 민주주의 각성-추모-자긍을 공감할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감정의 밀도조절을 꾀하였다. 상징적 유리월 통로를 지나 만나는 빛의 공간 ‘추모의 성소 memorial cella’는 숭고함을 전달한다.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마지막 공간은 민주주의 자긍을 나타낸다.

기획전시공간

그리드 시스템을 갖춘 높은 층고(6m)의 열린공간으로 시즌별로 변화하는 전시기획에 대응한다. 떠있는 가변구조물의 구획은 공간의 조형미와 열린 공간으로써 기획전시실의 성격을 지속한다.

추모의 탑

그라운드레벨에서 하늘까지 연결된 ‘추모의 탑’은 민주항쟁열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그들의 이름이 부각되는 성스러운 공간으로 민주주의의 숭고함을 전한다.